아홉 저자의 젊은 날의 회상을 엮은 책이다. 단순한 연대기적 글도 있고, 독자에게 호소 투로 쓴 글도 있고,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글도 있다. 책 전체로 보면 구인 구색이라고 보면 된다. "인물과 사상사"에서 펴낸 책이다. 대략적인 방향은 감 잡을 수 있을 것이다.
10대에 사춘기를 겪는다고 우리는 보통 말한다. 그때가 지나면 인생의 큰 고비를 넘겨 성인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생긴다.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자마자, 아니면 사춘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, 우리는 또 다른 생존 경쟁에 휩싸인다.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삶에 적응하고 나면 20대 중반이나 30줄에 접어든다. 또 다른 허무함과 고민이 몰려올 때다.
그들의 젊은 날 역시 혼돈 속에서 자아 정체성 확립을 하기 위한 자기 분열의 시기였다. 젊은 날의 고민, 고민에 대처하는 자세, 진솔한 감내 과정이 결국은 각자의 "젊은 날의 깨달음"이었다. 나 역시 요즘 조금씩 "깨달음" 중이다. 이 책이 깨달음 속도를 급격히 높여 주었다. 그들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. 하지만, 그들이 겪었던 "깨달음" 과정이 우리 각자에게도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. 방법을 각자 찾으면 된다.
인상적인 어구 몇 개 적어 놓는다.
- 어떤 인연의 무리든 간에 그 속에 뒤섞여 자아를 잃고 살지 마라. (박홍규)
- 사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토록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어했는지 잘 모르겠다. 지난 세월 동안 나의 열정은 대부분 근거가 희박했으므로. (정혜신)
- 섞인 것이 아름답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20세기 교훈이다. (고종석)
- 이 나라에는 정당한 비판이 있을 수 없다. 그것은 비인간적인 비행이고, 법적으로도 명예 훼손으로 처벌되어야 할 범죄로 너무 쉽게 몰리기 때문이다. (박홍규)
- 우리 사회구성원들은 대부분 일생에 걸쳐 오직 두 번 긴장한다. 대학 입시 때 한 번, 그리고 임용이나 취직할 때 한 번, 그뿐이다. (중략) 진정한 자유인이 되려고 한다면 죽는 순간까지 자기 성숙의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. (홍세화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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